여기서 지내니 기타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안든다. 애초에 결핍이 만들어 낸 취미 아닌가. 결핍이 없는 삶은 없겠지만 결핍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미니멀한 삶의 체험이 평소의 내가 살아 볼 수 없던 충만을 경험하게 해준다. 나는 바다를 나에게 가져온답시고 일년의 대부분을 쪼리를 신고 그늘진 산기슭을 가져온답시고 눈을 가늘고 길게 뜬다. 유전적 요인은 없다. 기타라는 도구의 환상이 조금 걷히고 나니 소리들이 더 불쑥 불쑥 튀어오른다. 마치 후라이팬 위의 기름처럼. 평소의 기름은 아무 소용을 못하고 페이퍼타올에 흡수된다. 그러나 여기서는
전쟁은 사람의 것이 아니다. 아주 예전부터 전쟁을 관장하는 신이 있었고 신은 초인적인 권한으로 뿔나팔소리를 취향으로 발전시켰다. 처음 신에게 이런 저런 권한을 부여한 사람은 아마 몰랐을 것이다.